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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 및 분석/하드웨어

큐델릭스(Qudelix) Qx-Over 이어폰, 짧은 사용기

Qudelix5K 와 같아 보이는 종이상자

 며칠 전 큐델릭스5K 의 리뷰를 잠시 쓴 사이 Qx-Over 이어폰에 대한 궁금증이 너무 커졌습니다. 이 Qx-Over라는 것이 뭔가 하면 큐델릭스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연결 형태로서, 3.5mm와 2.5mm을 동시에 사용해서 마치 2.5mm 밸런스드와 또 다른 방법으로 동작하는 기믹한 제품이라 하겠습니다. 아마 차이가 있다면 전압 차 외에 접지가 따로 들어가는 차이 정도로 이걸로 또 다른 노이즈를 제거하는 과정이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들어 있는 것은 이오폰 하나와 S, M 실리콘팁. 특이하게 기본으로 L 이 장착되어 있음

 

 제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면 제조사 블로그를 참조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이 됩니다.

차등전압을 이용한 제품?

 이런 구조는 보통 0V에서 1.55V까지 전압의 크기를 가지는 일반적인 언벨런스 형태가 아닌 low에서 high 사이의 전압 차이를 통해 소리를 내는 LVDS와 같은 밸런스드 구조에 +접지 가 아닐까 합니다. 차등 전압이 가지는 장점은 회로 자체가 가지는 최저 전압 노이즈 레벨을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전압 간의 차이로 소리를 내는 것이다 보니, 낮은 전압이 꼭 0V 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즉, 1.5V에서 3.2V 사이로 전압 차이 1.5V를 만들어 내서 소리를 낼 수도 있다는 것이며, 이런 것이 이전 음향기기들, Phantom Power (팬텀 파워)와 같이 높은 전압으로 강력한 출력을 만들어 음향신호를 매우 먼 거리로 전달해서 내거나 소리를 얻을 수 있는 구조등에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돼 왔던 형태입니다.

 

 

 아마 큐델릭스에서는 동일한 노이즈가 발생하는 환경에서 소리가 증폭되어 나오는 차등 전압을 이용해서 그 차이로 에너지를 만들게 되면 동일한 노이즈가 가지는 특징이 상쇄될 수 있기 때문에 - 특히 DC 전압을 쓰므로 구형파가 아닐까 합니다 - 이를 백분 활용한 것이라 보입니다. 그래서 DAC 칩셋이 2개씩이나 들어간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뭔가 했는데 이런 이유기도 할 듯합니다.

 

 아마 큐델릭스5K 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이 장점을 살린 Qx-Over 이어폰을 써 봐야 한다는 것이고, 이걸 위해서는 궁금증의 해소를 위해 구매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새로운 ESS 칩셋을 쓴다고 이전 글에예상을 했듯 남은 재고를 떨이하면서 이 Qx-Over 이어폰을 번들로 제공한 것은 좀 충격적이었습니다만, 사람 인생 복불복인지라 누구도 모르는 것이란 말이 떠오르긴 합니다...

 

 이 이어폰은 제조사 스펙에 따라 다음과 같은 내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BA 보다는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고, 이로 인해 내구성은 BA를 쓴 제품들보다 더 뛰어나고 좀 더 풍부한 저음을 가질 것이란 예상이 됩니다. 물론 튜닝하는 방법에 따라 BA 니 다이내믹이니 천차만별 이긴 합니다만, 이어폰에 들어가는 작은 8mm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약한 부분이 BA 가진 빠른 응답성 보다 떨어지는 얇은 플라스틱 비닐의 한계이기 때문에 튜닝을 아무리 하더라도 어느 정도 기본적인 음색의 한계는 있다고 봅니다.

 

8mm 라도 덩치가 큰 다이내믹 드라이버라 결국 덩치가 큰 하우징을 보여 줌

 

 물론 사람마다 선호하는 소리가 그 소리를 내는 폼팩터에 따라 다른 경향이 있을 수 있는지라 이는 정확한 측정치로만 이야기하는 세상에서는 알맞지 않은 판단 방법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개인적 취향을 배제하고 소리를 들어 보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으며, 이에 맞게 어떠한 EQ 도 사용하지 않고 청취를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습니다.

 

 일단 생긴 건 개인적으로 그리 '이 가격에 이모양, 이 선재면... 뭐랄까... ' 란 느낌입니다. 제품 자체는 드라이버 2개를 넣어서 커지는 걸 피할 수 없었다고 쳐도, 선재가 요즘에도 마찰이 심한 재질의 2선을 사용하는 것인지... 고가의 선재를 사용한 것은 아니란 느낌이 강하게 들고, 큐델릭스5K 가 어떻게든 목이나 가슴부에 두고 쓰는 것을 주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 하면 Qx-Over는 이런 점을 매우 무시한 제품이 됩니다. 전용으로 만들어졌는데 전용의 목적을 반만 이룬 그런 제품의 모습이라 할지, 그나마 케이블을 짧게 정리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정말 이 제품을 3만 원이 넘는 가격으로 구매한다는 것은 큰 결심이 따를 수도 있어 보입니다. 물론 큐델릭스5K 가격 생각하면 그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라는 이야기는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무척 공감보다는 비공감이 강할 수 있는 부분이라 봅니다.

 

만듦세는 개인적으로 고급과는 거리가 가깝지 않아 보입니다.
큐델릭스5K 에 작창 한 모습

 기본적으로 대부분 락이나 메탈만 듣기에 몇 가지 청취를 해 보았습니다. 여성 보컬이 주로 나오는 Nightwish 나 Within Temptation, 아니면 진득한 흑인 보컬의 구 Killswitch Engage 나 원래 보컬이자 다시 복귀한 신 Killswitch Engaged 나, 고전 아재들이 아직 살아 소리를 지르는 Metallica 나, 아직 안 죽은 침 흘리는 아재의 Megadeth 나, 영국에서 건너온 거 같은데 뭔가 디스토션 기타도 없이 이런 소리를 내고 있단 말인가의 Royal Blood 등, 모두 풍부한 소리를 내주는 거 같은 착각이 들긴 했습니다만, 음원이 AAC (Apple Digital Mastered 판) 이란 한계점과 건강검진으로 15~17KHz까지만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진 입장으로서 풍부함과 상반되게 이어폰 자체의 고음부는 부각되지 못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물론 이런 한계점은 기본으로 제공되는 Auto EQ에서 Qx-Over 프리셋으로 달라지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아무것도 '적용하지 않았을 때'의 조건으로 AKG K550이나 K545 같은 밀폐형 헤드폰과 비교되는 소리의 차이는 '좋아졌다' 라기보다는 '잘 모르겠다'입니다. 좋게 말하면 헤드폰만큼 소리를 내주는 것이다, 라는 말이 될 수는 있지만 사실 그런 수준까지는 개인적으로 느끼지 못했고, 고음보다는 저음의 양감이 무척 크게 느껴지는 제품으로 판단됩니다.

 

 물론 전문 음향장비를 사용하거나 분석을 하여 결론을 낼 수 있는 수준이 전혀 아닌 입장에서 내린 의견 이기 때문에 개선되는 놀라운 부분에 대해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부분도 있을 수 있겠지만, 과연 이 가격대 마찰이 너무 심한 이 선재를 함께 용납을 해야 할 것인가? 에 대한 대답은 '어렵지 않나'로 판단됩니다.

 

 특히 기본으로 실리콘 팁을 L을 장착해서 제공되는 점은 특이한 부분이기도 했지만, 뭔가 왼쪽과 오른쪽 구분이 모양이 익숙해 지기 전 까지는 좀 분별이 어려운 점. 귀에 맞는 실리콘 팁을 사용하고 나서 착용하는 느낌은 은근 덩치가 있어 보였던 거와 달리 편안합니다. 또한 덩치가 있어서 그런지 자연적인 외부로부터의 잡음을 줄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목에서 가슴부에 큐델릭스5K 를 사용한다는 가정을 했을 때 너무나 긴 선은 너무 높은 마찰력과 더불어 '내가 과연 이 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얻을 수 있는 높은 음질보다는 사용성이 너무 떨어지는 것은 너무 극과 극의 장단점으로 봐지는 부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이어폰이란 작은 폼팩터에서는 BA 드라이버가 만들어 주는 강력한 타격감과 고음의 청량함이 포함된 소리가 다이내믹 드라이버와 함께 어우러져 튜닝된 제품이 좋게 느껴지는 상태입니다. 그게 3.5 mm 언밸런스 일지라도 귀가 그렇게 황금 귀가 아니다 보니 '과유불급'에 해당하는 제품을 제대로 평가를 못하는 것은 아닐까? 란 생각이 듭니다. 다만 아무리 봐도 가격에 비해 선재의 선택은 많은 아쉬움이 남고, 제품에 대한 올바른 진가를 찾아내지 못한 부분 역시 아쉬움이 남는 짧은 사용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