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키 게임즈, 그리고 호그와트 레거시. 얼마 전에 PC 버전이 풀리면서 Steam에서 6.8만 원이라는 나름 거금이지만, 게임의 분량을 생각하면 사이버펑크 2077 보다 한 10배는 혜자선생님 같은 느낌을 주는 명작이 아닌가 합니다. PC 버전이 늦게 풀렸기 때문에 한량처럼 살고 싶다는 모 스트리머의 답답한 게임 플레이에 감동을 받아 저 역시 답답하게 게임할 건지라 며칠 고민하다 결국 구매를 했습니다.
얼마전에 10년 넘게 쓰던 모니터를 4K 32"로 바꾼 덕에 이젠 RTX2070으로 버겁게 느껴지는 게임들이 갑자기 많이 늘었는지라 고민이 많이 되는 와중, 이 호그와트 레거시도 필요사양이 장난 아니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데, 특히 4K에서는 권장 GPU 가 RTX3080 급이기 때문에 RTX3060 급인 RTX2070으로는 사실 4K 해상도에 HDR로 즐기는 건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게임의 첫인상
100% 한글화, 아마도 콘솔로 먼저 나온 제품이다 보니 각 나라마다 언어 지원이 자막으로는 확실합니다. 다만 해리 포터 원작자가 가진 여러 논란으로 인해 게임을 제작한 WB와 Avalanche Studio에서는 불편하지 않은 수준의 성 다양성을 게임 자체에 장치해 두고 있는 것으로, 이것은 해리 포터 세계관을 사용할 뿐, 해리 포터가 아니다 (시간상 해리 포터 등장 100년 전 시간 대)라는 점을 많이 어필하고 있습니다.
특히 방대한 양의 퀘스트나 숨겨진 게 너무 많인 호그와트, 게다가 구석구석까지 다 구현해 놓은 정성, 그리고 각 요소마다 뭔가 다 모을 수 있는 것들을 합치면 정말 5시간 열심히 해 봐야 업적 45개 중 3개 겨우 완성할 수준만 된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뭔가 해야 할 것도 많고, 게임 내 숨겨진 것을 찾고, 스토리를 이어 가며 즐길 수 있는 한 편의 영화 같은 구성 등 - 요즘 미친 듯이 오른 극장 가격 생각 하면 언제나 PC로 켜기만 하면 즐길 수 있는 이 게임이 그리 비싸지도 않다는 위안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게임을 비싸게 사는데 또 인앱결제로 스토리를 사야 하는 EA 류 쓰레기나, 스마트폰 게임들 같이 무료로 받지만 스토리 진행을 하려면 인앱결제를 해야 하는 구성도 아닌 한번 사고 나서 게임 자체에서 열심히 여러 요소를 얻어서 캐릭터를 강화하고 레벨업을 하는 등의 재미는 정말 상상 이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해리 포터 세계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구매를 피하기 힘든 게임이 아닐까 - 장담합니다.
물론 DLC로 추가 구매로 풀릴 것이라는 해리 포터 세계관의 빗자루 타고 날개 달린 공 쫒는 그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이미 마련되어 있다는 점 (위 스크린 숏에 나오는 그곳) 이 기대도 되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 아마 게임 엔진상 출시까지 구현을 못한 것이라는 상상도 됩니다. 현재 AMD Ryzen 5600에 32GB 메모리에 RTX2070으로 4K 해상도 DLSS performance 조건으로도 수업시간등에 여러 NPC 가 동시에 많이 움직이는 장면이 나오면 거의 프레임이 10 이하로 떨어지는 끔찍한 현상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퀴디치 게임이 구현이 못된 것도 있다고 봅니다. 특히 RTX이지만 RT를 끄고 게임을 해야 그나마 프레임 유지가 되는건 함정이기도 합니다. (모 트위터 발로는 4K 해상도에서 RT 를 켜려면 VRAM 크기가 16GB여야 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돌기도 했습니다)
빠지지 않는 고양이
호그와트 내에서는 항상 고양이들이 돌아다닌다는 소설상에 이야기도 구현이 되어 있으며, 호그와트나 그 근처 등을 돌아다니면 다양한 색상의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고, 쓰다듬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텍스쳐만 다를 뿐 다 똑같이 생긴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스팀의 HDR 이미지 캡처 문제
호그와트 레거시를 하면서 알게 된 사항 중 하나가 있는데, 바로 스팀에서는 HDR 상태로 구동되는 게임들 스크린캡처가 아주 엉망으로 저장된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예를 들면 - 슬리데린 기숙사의 세바스티앙(인데 세바스챤이라고 나오는)을 만나 지팡이를 사러 가는 와중 영상 하나만 봐도 스팀의 스크린캡처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FlScreenShot에서도 사실 HDR 영상에 대해서는 100% 처리하지 못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밝은 부분 계조가 날아가는 영역은 더러 있긴 하지만 색상 자체가 매우 심각한 상태로 저장되지는 않기 때문에 그냥 쓰기엔 HDR 게임에 한해서 스팀에서 캡처된 이미지를 쓰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나마 실내에서는 많이 날아가는 밝은 영역이 적은 편 입니다만, 같은 F12 키로 매핑해 둔 캡처로 간발의 시간차가 나긴 해도 같이 찍힌 이미지를 비교해 보면 여러모로 차이가 납니다.
다만 포토샵 등에서 스팀에서 캡처된 이미지를 RGB 채널당 16bit로 변환하고, Auto Level을 적당히 맞추면 실제 FlScrnShot으로 찍힌 이미지 보다 좋은 수준의 결과를 얻을 수는 있습니다만, 단순 캡처만 한다고 생각하면 바로 쓸 수 없는 영상이 나온다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아직 5% 도 못한 입장
열심히 게임을 진행하고 있지만, 늙은 아저씨가 하기엔 스토리 양이 너무 방대하고, 이를 다 하려면 아마 꽤 긴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대충 모 스트리머를 통해 배운지라, 스카이림 다음으로 1년 내내 할지도 모를 게임이 될 듯 한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만 - 그만큼 잘 만든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다만 여러 커뮤니티 등에서 문제라고 하는 발적화 문제 - 특히 컷씬 에서 10 fps 밑으로 떨어지는 스털링 문제 등 - 는 해결이 되어야 할 듯합니다. DLSS 없이는 4K로 게임을 하기가 어려운 것과, Ray Tracing 이 들어가는 부분에서 너무 급격한 성능저하 등은 많은 패치를 받아야지만 사용자들이 원하는 성능으로 끌어올려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