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더운 주말에 짧게 해 본 게임이 하나 있었고, 그 게임이 참 평화로우면서 자잘한 재미가 있었기에 소개를 해 보고자 합니다. 게임 이름은 "A Short Hike", 우리글로 자면 "어느 짧은 하이킹" 정도 되겠습니다. 주인공은 사람이 아닌 "새" 입니다. 뭐랄까 ... 어느 일본 게임회사의 "동물의 숲" 이라 불리는 게임의 NPC 들이 주인공인 느낌이라 해야 하려나요. 물론 인간은 나오지 않아서 그런지 뭐나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참다운 힐링 게임 이었다고 평하고 싶은 그런 게임 입니다.
이 게임은 위와 같이 '언제저 그래픽이지?' 싶을 만큼 각 도트가 엄청나게 도드라 져 보이는 Lo-Fi 급 해상도로, 아마 320x240 으로 렌더링 한걸 전체 화면으로 뿌리고 있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그런 게임 입니다. 아마 VGA mode 13h 라 불리던 시절의 그래픽 수준을 지금 다시 보는 건데, 저와 같이 이제 40대 중반을 향해 달려 가는 동년배들은 한번씩 봤던 그런 그래픽 이라 해야 할까요?, 물론 색상수가 256 에 제한되는 팔레트 컬러는 아닌지라 그나마 낫습니다만 ..
게임의 시작은 처음에 아무키나, 조이스틱을 사용할 경우 A ( PS pad면 X ) 를 눌러서 게임을 간단하게 시작 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게임이 나온 다음 이걸 한글화 해 준 분이 계셔서 아래 링크를 통해 제작자분의 페이지에서 한글화 패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스팀 워크샵 같은게 있었으면 스팀 자체에서 지원을 받을 수 도 있었을 텐데 ... 아쉽게도 험블 오리지널이라 특성상 게임 버그가 아닌이상 다국어 지원을 공식적으로 받지는 못할수도 있습니다만, 일단 게임 번역 수준이 엄청난 수준급 입니다.
다시한번 패치 제작자님께 감사를 드리며, 높은 수준의 한글 번역에 박수를 드립니다. 그리고 게임을 만드신 adam robinson-yu 님께도 감사를 ...
이야기의 시작
짧은 이야기는 게임이 시작되고 차에서 누군가가 주인공인 클레어 ( 위 이미지의 파란망또의 새 ) 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시작 됩니다. 처음엔 엄마와 딸의 이야기 인가? 했습니다만, 캐릭터를 움직여서 왼쪽에 있는 갈색 새에게 말을 걸어 보면 ...
이모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엄마새는 뭔가 사정이 있어서 함께 오지 않았거나, 주인공 새가 이모새와 함께 친분이 있어 따로 온 것인가 등등 ... 여러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만, 일단 이모가 던져주는 퀘스트 ... (사실 이게 마지막 퀘스트 이기도 함) 를 수행 하라고 유언의 압박을 던집니다.
우리 다 다녀 왔으니, 너도 가거라?
가라니 가 보도록 합니다. 이게 퀘스트니 퀘스트를 깨야죠 !
시작 장소 바로 밑 작은 해변가에 보면 뭐가 떨어져 있습니다. '조개' ? ... 분명 이걸 줍는걸 보니 필히 이걸 몇개 모아야 하는 퀘스트가 있음을 직감 합니다. 안그러면 주워서 어디다 쓸 것인가 싶지요 ...
주인공이 '새' 이다 보니 A 키를 누르고 있으면 점프는 물론 글라이더 처럼 바람을 타고 날 수 있습니다. 외딴 작은 섬에 동전이 있어서 이걸 또 주워 봤습니다. 필히 이 게임에 돈에 대한 개념도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알 수 있고, 은근 노가다성 뭔가를 해야 한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습니다. '힐링이 되는게 맞는걸까?' 란 작은 의구심이 들긴 합니다만 뭔가 도전과제 처럼 모으는게 없으면 영 재미 없는 게임이 될 수 도 있을거 같단 생각이 들기도 해서 궁금증만 남겨 두기로 했습니다.
와 ... 역시, 조개를 모으는 거였어.
그리고 조금만 지나면 만나는 작은새로 부터 얻는 퀘스트 ! 역시 ... 조개를 신나게 모아야 한다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 터지는 언어유희! 번역하신 분의 재치가 정말 소름돋게 놀라운 수준이 아닌가 합니다.
'왜?' 라고 물으니 들을 수 있는 대답...
다음 대답이 궁금 하시면 구매하시라!
이 게임의 특징중 하나가 인터페이스가 정말 놀랍게 단순하다는 것 입니다. 소지품은 그냥 게임 메뉴 누르면 되는데 키나 PS 세모 키 누르면 아래 처럼 게임 메뉴와 소지한 소지품이 뜹니다.
왜 집었는지 모르지만 나중에 어디다 쓰는지 알게 되는 것.
이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
특히 휴대폰의 요즘 게임들이 온라인이 아니면 되지도 않는 것들을 비꼬는 듯한 저 문구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회사들이 허접한 게임 만들어 놓고 어떻게든 온라인에 인앱결제 통해서 돈 뽑아 먹으려 환장을 하고들 있는 모습의 단편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 그래서 게임은 스팀같은 PC 클라이언트로 받아 놓고 그냥 하는게 최고인듯 합니다. ( 스팀은 당연 오프라인 모드를 지원 합니다 )
그리고 이 게임의 묘미는 번역을 해 주신 분의 놀라운 센스 덕 이지만, 자잘하게 각 NPC 들로 부터 터지는 개그가 있지 않은가 합니다. 길게 한번에 나와도 되는 말을 일부러 끊어서 나오는 것과, 한번에 길게 나오는 대사들 ( 아마 그만큼 말이 빠르단 의미? ) 은 물론, 각 캐릭터가 가진 특징들을 느낄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아주 많이 산재 되어 있습니다.
나중에 저 대사를 뱉은 '팀'의 운명을 비웃어 줄 수 도 있습니다.ㅋㅋ
...
여길 들려서 희색 동물 (종이 뭔지는 알 수 없음) 을 통해 이 게임의 중요 요소인 '금빛 깃털' 을 구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게 스테미나와 같은 개념으로 공중에서 날개짓을 하거나, 암벽을 오를때 등등 하나씩 깍이는 요소가 됩니다.
이 금빛 깃털은 근처에 있는 관리소의 모자를 쓴 양에게 구매가 가능한데, 동전이 최초 40개가 필요 합니다. 이 동전 40개를 모으려면 일단 이곳을 지나 옆에 있는 작은 해변에서 장난감삽을 구해서 다른 해변가에 있는 거북이로 추정되는 캐릭터에게 큰 삽을 얻어 땅을 파거나, 높은곳이나, 건물 뒤에 숨어 있는 상자들을 열어서 동전을 모아야 합니다...
이 40개가 정말 반값보다 쌋습니다.
금빛깃털을 얻고 나면 캐릭터 옷이 파란색->붉은색 으로 변하게 되며, 간단히 이 색상만 보고도 금빛깃털 (왼쪽 하단에 2개) 을 다 썻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즉, 2개 가진걸 다 소모 하면 붉은색 옷이 파란색으로 다시 돌아가서 쉽게 인지 할 수 있는 것 입니다.
노가다의 시작
이 게임 특징이라면 주인공 새가 죽거나 다치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다는 것이며, 이를 역이용해서 은근 노가다성 요소가 있다는 점 입니다. 힐링이 되는 내용이긴 한데, 힐링이 안되는 요소도 있다는 점 입니다.
특히 섬을 온통 돌아 다녀 보면 알게 되는 여러 NPC 중 말을 한번만 거는 것이 아니라 여러번 걸어 봐야 다음 내용을 알 수 있거나, 뭔가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화의 흐름을 은근히 신경 써서 봐야 하는 점이 있으며,
이 이야기 흐름을 통해서 뭔가를 얻지 않으면 게임내에서 해당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런닝화 같은 것들이 존재 합니다. 이게 없으면 뛰는게 불가능 하기 때문에 게임 내에 파쿠르 도전 미션 등을 하려면 이 운동화를 얻어야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빠질수 없는 낚시 ... 처음 만나는 이 낚시하는 오리로 추정되는 캐릭터를 만나기 전 까진 낚시 자체를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 낚시를 하면 다양한 다른 이벤트와, 돈을 좀 더 빨리 모을 수 있는 노가다를 덜 할 수 있게 됩니다.
동물의 숲 처럼 길이도 있을 줄이야 ...
게임 내에서 잡을 수 있는 물고기의 종류는 장소나 종류에 따라 다양한 듯 하나, 실제 얼마나 많은 물고기 종류가 있는지는 사실 다 확인할 수 가 없었지만, 섬의 상위로 올라 갈 수록 잡히는 종류는 줄어 드는 특징도 있습니다.
또한 섬의 곳곳에 다양한 도전과제가 있는데, 이걸 해 보지 않는다면 얻을 수 없는 아이템은 물론, 이때까지 용도를 알 수 없던 나무가지의 용도를 알 수 있는 등의 다양한 연출요소도 존재 합니다. 그리고 이 '비치스틱볼' 을 해 보지 않고선 돈과 금빛깃털을 얻을 수 없다는 것도 ...
또한 섬 뒷쪽, 공동묘지를 지나 비가 오는 부분으로 가면 곡괭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총3개가 있는데 하나만 있어도 되며, 이걸 가지고 바로 위의 동굴로 가서 막힌 곳을 뚫으면 ...
다른 동굴로 나옵니다! 게임의 노가다성을 좀 더 줄여 주는 요소로서, 한곳만 발견 해도 다른 곳으로 나갈 수 있는 동굴이 있는가 하면, 다른곳을 먼저 뚫어야 다른곳을 확인할 수 있는 그런 동굴도 있습니다.
그리고 곳곳에 숨겨진 금빛 깃털을 열심히 모아야 합니다.
또한 낚시를 하면서 드는 생각은, 이걸 내가 먹을수도 없는것 같은데 어디다 쓰는거지 ? 하면 당연 이걸 구입 해 주는 NPC 가 있다는 점도 알게 됩니다. 섬 뒤쪽으로 돌다 보면 아래 처럼 배 하나가 있는 작은 항구가 있고, 여기서 놀고먹고 있는 갈매기 로 추정되는 캐릭터에게 여러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덤으로 보물지도도 배에 있습니다.
또한 게임을 하다 보면 깃털이 4개 정도 가지고는 높은 곳을 오르지도 못할 뿐더러, 곳곳에 숨겨진 각종 상자나 떨어져 있는 동전 등을 보며 이걸 대체 얼마나 모아야 하는지 의구심도 들긴 합니다만, 목적지를 향해 가다 보면 정말 많은 동전을 모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겪은 최소 동전 소모는 한 500개정도 필요 했었던 것 같습니다.
곳곳에 숨겨진 상자를 털어야 합니다...
또한 섬 주변 곳곳을 돌아 다니며 NPC 들과 대화를 통해 게임 조작에 대해 배우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런 부분들을 진행 해 두면 게임을 좀 더 재미 있게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됩니다. 하지만 위의 상승 기류를 설명 하는 곳에서 배운 급하강은 어떤 용도인지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돌아 다니며 조개를 줍다 보면 다시 시작점으로 오게 되는데, 이쯤이면 조개를 한 17개 이상 모았을 겁니다. 이걸 원래 4가지 없이 이야기 하는 그 꼬마새에게 주면 ... 목걸이를 주고, 이걸 주인공새 이모에게 줘야 합니다.
퀘스트 보상으로 그 귀하다는 금빛깃털을 하나 하사 하시니 ! 당연 해 봐야 할 퀘스트 입니다.
또한 섬 중턱쯤에 있는 거북이와 토끼의 달리기 경주 퀘스트에 나오는 그 통끼에게 거북이의 머리띠를 다시 얻을 수 있는데, 이걸 장착하면 좀 더 빨리 뛸 수 있습니다. 이게 왜 필요 할까 싶은데, 게임을 진행 하다 보면 달리기 경주에 참여 하지 못한 파쿠르를 귀신같이 잘 하는 어느 새와의 도전에서 필요한 요소가 됩니다. 물론 저는 그 파쿠르를 한번도 이겨보지 못 했습니다만 ..
금빛 깃털을 돈을주고 사던, 각 지도 여기저기에 숨겨져 있는걸 주워서 찾던간에 7개 이상 모으면 드디어 마의 구간을 넘을 수 있습니다. 그 마의 구간은 아래의 이미지에 그곳으로 자칭 전문가라 하던 다람쥐로 보이는 NPC 가 끝까지 오르지 못하고 있는 연출이 있는 그곳 입니다. 세상에 ...
섬 정상에 올라설수록 날개가 얼어서 스태미너가 차지 않습니다.
게임 진행상 깃털은 10개만 있어도 가능해 보이는데, 이왕 모으기 시자한것 계속 모으다 보면 최대 20장에서 22장까지 획득이 가능합니다. 20장쯤 모으면 정말 스테미너 끝판왕이 되어 점프 + 비행 + 날개짓 만으로도 산 정상에 오를 수준이 됩니다.
물론 이렇게 모으로면 섬 전체를 다 뒤져야 하는 것은 물론, 타 게임에 나왔던 그런 장소들로 추정되는 온갖 패러디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위의 이미지는 산불 감시를 하는 어떤 주인공이 무전으로 다른 감시요원과 대화를 하며 진행이 되는 어떤 게임의 그 감시소 랄까요 ? 특히 각 장소 마다 있는 망원경을 통해 볼 수 있는 장소들은 모두 특정 아이템이 숨겨져 있거나 일반적으로 발견하지 못하는 곳들을 보여 주기 때문에 금빛 깃털 모으는데 꼭 필요한 요소 입니다.
또한 각각 숨겨진 장소등에서 발견 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들 중 양동이를 이용한 고무꽃 점프대를 만드는 것은 금빛 깃털을 많이 모으지 않고도 산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해 주는 요소가 되기도 하며, 야영지에서 만나는 개미핥기 로 추정되는 NPC 의 시계를 400 코인으로 깃털을 파는 친구를 통해 다시 찾아 돌려 주게 될 때 얻는 은빛 깃털로 좀 더 높이, 오래 비행은 물론 암벽 등반시 좀 더 빠르게 오를 수 도 있게 됩니다.
어찌하였던 ... 마지막은 섬의 정상에 오르는 것.
대체 어떤 섬이길래 정상에 오르면 오로라가 있는 것인지 ... 싶지만 게임이니 그런건 만든사람 마음이라 넘어가기로 하고. 이곳에 오르는 것이 게임의 최종 목표이긴 합니다만, 끝은 아닙니다. 처음 시작한 장소에서 이모새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집 안에 들어가 '잔다' 를 선택하기 전까진 게임이 끝나지 않는 것 이기 때문에 섬에 숨겨진 모든것들을 다 찾거나, 컨트롤에 이제 매우 익숙해 져서 파쿠르를 하는 새와 함께 산 정상까지 먼저 가는 걸 할수도 있게 됩니다.
마치며
나름 힐링 게임이라 알려져 있긴 한데, 은근 도전과제가 있는 듯 하고 ... 동전을 400개 이상 모으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여 게임답게 어느정도 뭔가 노가다성 플레이를 하긴 해야 하는 게임 입니다만, 그럼에도 고의적으로 낮은해상도로 만들어 져 어느 PC 에서나 즐길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하는 부분은 높게 사고 싶은 장점 입니다. ( 인텔 똥그래픽 HD4000 이상이면 된다고 합니다만, HD2000 에서도 잘 됩니다. )
게다가 한글로 번역하신 분의 놀라운 수준은 게임을 좀 더 즐겁게 즐길수 있도록 해 주는 요소가 됨은 물론, 은근 컨트롤을 요하는 요소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 보니 완전 아무것도 안하고 힐링만 하겠다고 하는 게임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현재 8,500 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게임 전체적인 볼륨이 적은 것은 사실이긴 합니다만 ... 아마 추가적으로 DLC 등이 따로 나오면서 좀 더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진 않을까? 란 생각을 해 봅니다.
마지막 정상에 올라 드디어 터진 전화를 통해 알게 되는 엄마새가 함께 오지 못했던 이유와, 그 대화를 통해 꼬끝이 찡해지는 내용등은 직접 게임을 구매해서 즐겨 보시는 것을 추천 드리며, 이 게임은 현재 스팀에서 구매가 가능합니다.
조이스틱 ...
추가로 이 게임을 정말 재미있게 즐겨 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키보드와 마우스 대신 꼭 조이스틱이나 조이패드 등으로 해 보시길 권장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