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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 및 분석/소프트웨어

여운이 남은 게임, 에디스 핀치의 유산

이 게임을 시작 한지 거의 한달이 되어서야 마지막 까지 완주 하게 되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게임을 하기 위해 시간을 내는것 자체가 그리 탐탁치 않다 보니, 이런 어려운 게임이 아닌 것 조차 시간이 많이 걸리는 나이가 되어 버린것 같아 조금 슬픕니다만! 그래도 완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이 게임을 시작할 때, 분명 저는 처음 시점의 캐릭터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에디스 일 것이다란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게임을 점점 진행 할 수록, '이것은 과거의 에디스가 현재의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전달 하는 것 이구나!' 라는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바로 수많은 조상들이 한 집에서 긴 대를 이어 오는 동안, 불의의 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그들의 이야기를 되짚어 가면서, 집 뒤에 있는 가족들의 묘비를 보며 씁쓸한 감정을 느끼고 나면 드디어 이 이야기의 실마리인 대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절대로 임신 22주에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언제 부터인가 몸을 내려다 보는걸 인식하지 못 했는데, 저 글을 읽고 나면 처음부터 가능 했었는지 모를 캐릭터의 몸을 내려다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임신중이란걸 알게 되죠. 분명 처음 시작한 캐릭터는 오른손에 깁스를 한 소년의 느낌이었다면, 지금 이야기를 진행 하는 존재는 임신을 한 여성이란 점 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어머니는 던(Dawn), 그리고 그의 할아버지 - 즉 어머니의 아버지는 샘(Sam) 이고, 그 또한 어이없는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을 알게 됩니다. 군인 이었고 딸과 함께 사냥을 즐기던 아버지는 참으로 어이없는 사고를 당해 추락사 하신 것으로 추측이 되는 슬픈 과거가 있었습니다.

각 화면을 보기 위해 카메라를 통해 다음 스토리에 필요한 피사체를 찾아야 하고, 이때 주인공 어머니인 던이 가지게 되는 트라우마의 시작이 아닐까? 란 생각이 들기 시작 합니다. 또한 스토리상 어머니 던의 형제들이 더 있었다는 점과, 이들이 가진 기구한 운명 들

... 던에겐 그레고리와 거스란 형제가 있었고, 그들은 던이 장성하여 주인공인 에디스를 가질 때 까지 살아 남지는 못하게 됩니다. 다들 기구한 운명을 가지고 짧은 삶을 마감하는 것을 보면 정말 핀치가문의 운명은 왜 이리 혹독한가? 란 의문이 들기 시작 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어머니인 던은 인도인 산재이(Sanjay) 를 만나서 에디스를 낳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때부터 Desktop PC 가 보이기 시작 합니다. 아마 Apple IIe 급 되어 보이는 오래된 PC ... 어머니 던은 꽤 유수한 인재였으나, 아버지 산재이를 만나면서 인도로 건너가서 영어 선생님을 하다 불운의 사고로 아버지인 산재이와 이별을 하게 되는 듯 합니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세대의 마지막 자락, 아마 맨 꼭대기가 지금 주인공인 에디스의 방일 것일테고, 에디스에게도 2명의 오빠가 존재 했었다는 점. 그리고 그 오빠 중 한명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한명은 마약에 빠져 버려 기구한 운명을 격게 되는 것 ... 아마 그림을 많이 그린 밀튼은 게임 초기에 집 주변에 뿌려져 있던 "사람을 찾습니다" 전단지의 그 중인공이 맞았고, 스토리상 명확한 죽음을 의미하는 장면이 아닌, 단지 문을 그리고 그 안으로 사라지는 모습으로 나타난 것을 볼 때 가출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유일하게 주인공만 남은 것이 아닌 밀튼이 더 있고, 그는 기구한 핀치 가문의 운명을 비껴나갔을수도 있지 않았을까? 란 희망을 가져 보기도 합니다만 .. 명확히 게임상에서는 그의 결말에 대해 알 방법은 없어 보였습니다.

 전기가 안들어 온다고 했는데, 일부 전기가 공급되는 듯한 연출은 ... 대충 넘어 가야 할까 싶은데 ...

 그리고 게임은 잘 못했지만 게임을 좋아 했던 오빠 루이스는 ... 기구한 운명을 맞게 되고, 아마 마약을 한 이유로 환상에 젖어 스토리상 가장 끔찍한 결말을 맞이 한 것은 아닐까란 측은한 마음이 들도록 하였습니다만, 결국 마지막에 여러 숨겨진 공간들에 대해 다시 나오게 되고 주인공 에디스는 어머니 던과 함께 이 끔찍한 저주를 피해 집을 나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특히 중간에 나오던 루이스 장면에 나오는 다양한 연출은 정말 이 게임이 대충 만들어 지지 않았다는 모습을 짧게 보여 주기도 하는 부분이었습니다만, 궁금하신 분들은 게임을 구매해서 직접 해 보시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소름 끼치는 이 다음 장면 ...

직접 진행하기 전 까진 알수 없는 이 장면...

 그리고 전기가 끊겼다는데 계속 전기가 들어 오고 있는 장면들이 나오는 것은 연출 때문에 그런가 보다 하면서 다다르는 마지막 방, 역시 에디스 핀치의 방 이었으며 설수도 없는 이 좁은 공간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는 걸 생각하면 답답한 면도 느껴집니다.

그리고 알게 됩니다. 게임을 통해 경험한 것은 모두 위 장면에서 빈 노트에 에디스 핀치가 글을 남긴 것이란 것과, 처음에 등장한 캐릭터는 바로 에디스 핀치의 아들이란 점...

잔혹할수도 있지만, 잔잔한 스토리진행, 그리고 많은 여운을 남기면서, 의문도 함께 가지게 만드는 에디스 핀치의 유산. 게임을 빌려 하나의 소설을 읽은 듯한 느낌을 남겨준 귀한 값어치의 게임이 아니었는가 합니다.



 과연 마지막 에디스 핀치는 어떻게 된 것이며, 밀튼은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에 대한 의문들은 여전히 남은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