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쓰는 필자는 총 경력 중 이미 대한민국 모바일계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5년가량을 일한 사람으로서 쓰는 글이 되겠다. 이전부터 이런 글은 여러번 써 왔지만 이제서야 좀 부각이되는 듯 하여 하드웨어의 현실이라는 글에 이어 쓰게 되는 비고록 정도가 될 듯 하다.
필자의 경우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에 허접하게 발을 들인 것이 아주 어릴적 중학교 때 부터 이다.
그당시에 제일 하고 싶었던 것은 프로그래밍을 통해 나만의 게임을 만들고 나만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에 영향을 미친 것들은 그당시 TV 에 나오는 드라마와 자작게임들.
아마 컴퓨터 특공대였나? 지금 생각하면 컴퓨터기술과는 별반 상관 없었던 듯 한데 ... 드라마 시작시 하드디스크와 롤테잎이 막 돌면서 .. 아~ 저것이 컴퓨터 구나 .. 하고 공감할 수 있는 영상이 나오는 것이었다는 정도.
그리고 천재소년의사 두기. 그당시 두기라는 소년이 (지금은 I love friends 에 나오는 그 suit guy 가 그녀석이다 ...) 매화 드라마가 끝날 때 즘에 쓰는 일기. 천재에 걸맞게 그는 항상 초고속으로 켜지고 바로 일기프로그램이 딱 나오는 PC 를 가진 정말 대단한 인물 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 모니터만 꺼 두는 사치스런 녀석으로 생각 되지만 말이다 ㅋㅋ)
그리고 Lucas Arts 사에서 나온 게임들.
이 게임들은 나를 프로그래밍의 세게에 빠지고 영어를 공부하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이다. 내 인생에 있어서 큰 갈림길을 걷게 만든 주 요인들이란 말이다.
어릴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엔 Hitel 이라는 telnet 이 있었고, 여기에 내놓으라는 프로그래머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그당시를 회상한다면 안철수박사님의 V2 에 이어 V3 도 등장하였고 (가만 생각하면 V3 로 바뀐 이후 이름 자체를 바꾸질 않는듯 하다), 게임제작동에서 내놓으라는 프로그래머들이 모여 처녀작 게임들도 만들어 내고, 데모씬 동호회에서 놀라운 그래픽 기술들을 보기도 하였다.
그당시 떠오르는 몇몇 ID 들 ... SMgal님, Nogada님 등등 ..
그리고 나도 게임을 만들겠다고 뛰어 들어 결국 빛을 못본 것들 ...
그당시엔 DOS 뿐이었고 Windows3.1은 그저 DOS 위에서 도는 그래픽 쉘 그 이상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항상 DOS 만을 애용하게 되었었다.
게다가 DOS 에서는 메모리를 Segment:Offeset 개념으로 각 16비트 씩 쓸수 밖에 없었고, 이런 한계 때문에 한번에 최대 할당 받을 수 있는 메모리의 크기는 64KB 라는 경이적인 용량 이었다. 이 64KB 도 DOS 에서 관리 할 수 있는 convensional memory 의 제한인 640KB 을 생각하면 1/10 이라는 큰 용량 이었다는 점이 지금의 시스템이 얼마나 좋은지를 다시한번 느낄 수 있게 되새겨 준다...
그래서 메모리를 많이 쓰고 싶으면 EMS 나 XMS 등의 상위메모리 관리자를 쓸 수 있어야 했고, 이런 EMS 와 XMS 메모리는 결국 640KB 내에 다시 가져와서 써야 하는 정말 불편함의 극치를 달리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이게 귀찮으면 P-Mode 나 Protected-Mode 를 사용하는 뭔가를 써야 했고, 이걸 지원하는 것은 그당시 나에겐 뭔지도 모르겠더라~ 하던 gcc 와 Watcom-C/C++ compiler 뿐이었다.
게다가 내 실력으로는 mode 13h 라 불리는 MCGA 그래픽. 320x200 의 해상도에 비디오 카드 메모리 고정 주소인 0xA000:0000~0xA000:FFFF 사이에 직접 메모리를 쓰고 읽어서 그래픽을 처리 할 수 있는 수준뿐.
그 외에 고해상도 그래픽을 원하면 사용하던 컴파일러인 Borland Turbo 씨리즈에서 지원하는 그래픽 라이브러리 뿐 이었는데, 얘들은 사실 게임을 만들기엔 너무나 느린게 큰 단점이었는지라 나에게 있어서는 Mode 13h 의 직접 메모리 제어뿐 이었다. 그래서 x86 어셈블러를 배우는건 기본 옵션 사양 이었다.
이당시엔 인터넷이란 것이 거의 전무 한 때 이었고, 게임이나 소프트웨어를 사려면 패키지로 파는 것 뿐 이었다.
게다가 패키지들 가격은 지금도 그렇지만 일반 학생들이 사기엔 너무나 비싼 가격이었고 이때 부터 소프트웨어는 "복사"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아름답지 못한 현실이 되어 버렸다.
게임을 산다는 것이 아니라 가서 돈주고 복사해 온다가 된 것이다.
물론 이런 행위는 불법행위였다. 말할 필요도 없지만 ..
그래서 인지 컴퓨터를 사면 항상 DOS 가 설치 되어 있었고 맘씨 좋은 컴퓨터 가게 주인이나 기사를 만나면 원하는 게임이나 프로그램은 기본으로 따라 오기 마련 이었다.
이미 이때 부터 하드웨어는 제값 주고 사는 것 이었지만 소프트웨어는 공짜로 따라 오거나 불법으로 복사 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와 달리 그 자체만으로 존재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물질적인 만족을 요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더욱이나 더 잘못된 인식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 아닐까?
사회적 분위기가 이미 하드웨어는 돈주고 사지만 소프트웨어는 돈주고 사는게 아니라 원래 딸려 오는것. 으로 인식이 되다보니 이것이 우리나라 현재의 소프트웨어의 주소가 된 것이 아닌가 한다.
게다가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적은 인프라.
누가 소프트웨어를 돈 주고 살 것인가?
그래서 하드웨어 제조사 들 ... 특시 삼성이나 LG(그당시 금성).
소프트웨어 개발 보다는 하드웨어 개발에 더 열중 하였을 테고, 지금의 현실이 된 것의 큰 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이미 내가 대학교 이전에 우리나라에는 패키지 게임이라는 것이 자취를 감추었고.
그나마 있는 패키지 게임들은 다 수입이거나 게임기에서 도는 게임들 뿐이었다.
문제는 같은 값을 주고 사더라도 국산 게임은 외산에 비해 양과 질 모두 떨어지는 것...
국민성이라 해야 할 것으로 생각 되지만 ...
뭐든지 급하게 "빨리 빨리" 를 외치는 이유로 어디 외국처럼 꾸준한 개발기간을 통해 나오는 제품들에 비해 어디 품질이 좋을 수 있었을까?
게다가 제품을 만들어도 판매되는 인프라가 적다 보니 꾸준한 개발을 통해서 정말 좋은 소프트웨어 개발 자체가 불가능 한 것이 현실 이었을 것이다.
십몇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직장에서 항상 듣는 말은 - "빨리 빨리".
그 빨리 빨리가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쥐어 짜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문화에 익숙해 진 덕분에 (특히 S사 출신 이라면 그 "빨리 빨리" 와 말도 안되는 기간으로 사람을 쥐어 짜는 기술은 더 높은 무엇인가로 승화시켜 버리는 듯 하다) 제대로 된 제품 만들기가 더욱이나 더 어렵게 된다.
자, 이런 설명을 한 상태로 애플과 우리나라 소프트웨어군의 현실을 비교 해 보자.
이미 이전부터 오랜 기간 동안 훌륭한 것을 하나 만들기 위해 시간과 공을 들이는 외국과.
빨리 빨리 대충 결과만 보이면 되는 우리나라.
누가 더 우수할까?
하드웨어 판매는 돈이 되어 왔기 때문에 하드웨어 개발에는 그만큼 투자를 하지만.
소프트웨어 판매는 그저 하드웨어에 끼워서 팔리는 것이기에 투자를 안한 이 나라.
심지어 대통령 마저 "IT 업계는 나라의 경쟁력을 좀먹는다" 라고 했던 과거를 돌이켜 보자.
툭하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암울한 현실에 대한 글이 나돌고..
내 자식 만큼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손에 잡게 하지 않겠다 라고 다짐하게 만드는 이 나라 의 현실에서.
과거 구로단지에서 재봉틀 대신 키보드와 마우스를 잡고 대량 생산하는 이 나라에서.
어찌 애플의 소프트웨어 와 우리나랑 소프트웨어의 수준을 비교 할 수 있을까?
이미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더 이상 좋게 만들 수 없는 길을 걷고 있었던 것 이다.
값싼 인건비로 소프트웨얼 제작하는 제 3국들 , 인도나 중국에서 이제 소프트웨어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하면 과연 우리나라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미 인도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커지고 있는 상태이고.
중국 마저 하드웨어가 아닌 싼 인건비의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높은 수준을 만들어 낸다면 과연 우리나라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미 현실은 과거에서 부터 예견되어 온 것이라 생각된다.
"빨리 빨리" 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꾸준한 투자를 통해서 양질의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 기반을 다지지 못하는 이상 우리나라는 그 어떤 소프트웨어 산업과도 어깨를 견주지도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