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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 및 분석/기타

동네에 '벨기에 빵집' 이 들어 오다

 몇일 전인가, 집 주위에 정통? 유럽 빵집이 생겼다는 소식을 내무장관님을 통해 접해 들었고, 드디어 주말 이곳을 찾아 가 보기로 합니다. 사는 아파트 바로 옆인에 여길 이제야 가다니 ... 게으르군요.

 

위치는 기름 짠네가 진동을 하는데 가격은 다른차원에서 온 반찬집이 있는 그 건물 안쪽 꽃집의 바로 건너편 입니다.

 

이 삭막한 두 건물 기둥 사이에 근사한 곳이 있었다니.
저 '빵' 간판 없으면 뭐하는 곳인지 알 수 없는 곳이지만-

 사장님 말씀으론 원래 외국인들이 많이 있엇다는 남대문근처에서 장사를 하고 계시다가 COVID-19 여파로 사람구경(특히 외국인)을 하기 힘들게 되어 잠시 쉬셨다가 여러이유로 이곳으로 오셨다고 친절히 알려 주셨습니다. 가게는 내외분이 사이좋게 가게를 운영하고 계신데 참 보기 좋은 곳이었으며, 사정을 들어 본 바 - 좀 더 쉬고 싶으셨는데 여차저차 문을 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2월 2일에 문을 여셨다고 한다. 저 '빵' 이란 간판도 원래 달 생각이 없었지만 지인들 권유로 '이곳이 빵 파는 곳 입니다' 를 알리기 위해서 급히 다신 거라고...

 

 일단 이 벨기에빵집이 유명한 이유는 유럽 정토 빵 ( 유럽식 식사용 빵들 ) 을 판매 하시는데다, 벨기에 대사관에서 인증한 이름 그대로 정통 벨기에식 빵을 만들어 파는 곳 이라는 점 입니다. 게다가 판매 하시는 바게트 가격만 봐도 '대체 이런 미친 가격을 자랑하는 동네에서 어떻게 이 가격으로 팔고 계시지?' 라는 생각이 드는데, 근처 '밀도' 라는 식빵을 파는 곳은 식빵하나에 5500 원을 자랑하는 곳이기 때문이 아닐지 ( 원래 4500 으로 시작 했는데 금방 5500 원이 된 곳이다 ... ) ?

 

바게트 빵 하나에  큰거 3천, 작은거 2천원 ...

 바게트만 파시는게 아니라 다양한 유럽식 빵들을 팔고 있는데 잘 모르는 1人으로서는 유럽여행시 흔히 보던 빵들이 정말 유럽식으로 쌓아 두신 것에 이국적인 느낌을 느낄수 밖에 없었다. 물론 가게 내부도 모두 나무가구로 꾸며져 있어서 (아마 이전 가계에서 쓰시던 것 그대로 가져 오셨을 거라 예상 됩니다) 그런 분위기를 더욱 더 살리고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아보카도가 위에 얹힌 이 바게트는 이름을 모릅니다
아무리 봐도 피칸파이 !
벨기에 대사관 선정 빵집 인증

 정말 다양한 빵, 제과류를 팔고 계신데 이때가 오후 3시쯤 된 지라 이미 유명한 빵들은 다 팔려 나가고 난 뒤라는 점이고, 그나마 대량 생산 하는 빵 일부만 산 것 도 행운이 아닐까 합니다. 그나마 화창한 토요일 오후였던지라 찾아간 손님이 평소보단 적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 사진을 찍는 와중에도 손님은 계속 오셨습니다 )

 

사장님 설명을 듣다 보니 개업일 간판이 옆에 있다는 걸 늦게 알았습니다.

빵을 사 왔으니, 시식을 집에서 해 봅니다.

유럽식 빵이면 당연 톱칼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무도마도 필수. 약간의 치츠, 버터 그리고 올리브유에 발사믹소스는 당연히 있어야 하는 존재 입니다.

 

빵은 잘라주신다지만 저는 직접 잘라 먹기로 하고 통으로 들고 왔습니다. 촉촉함을 위해.

 대부분 공장식으로 대기업들이 생지를 통해 지역 빵집에서 굽는 것들과 달리 겉은 딱딱하나 속은 촉촉함을 느낄 수 있었으며, 이번에 감자셀러드와 치즈를 얹어 먹어 보고 식감과 맛이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IT 기기나 게임 글만 쓰는 블로그에 이런 맛을 논하는 글을 쓰게 될 줄이야.

 

 특히 올리브 치아바타는 비건을 위한 빵으로도 잘 알려 져 있는 듯 합니다만, 그건 모르겠고 그냥 올리브+발사믹 에 푹 찍어 먹으면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와 닿습니다. 입안에 방금 넣었는데 없습니다.

 

톱칼이 필요한 이유 ... 겉이 벽돌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식사용 빵인지 뭔지를 떠나 소금버터를 사용한 작은 이 빵은 정말 소금버터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안좋아 할 수 없는 맛 입니다. 게다가 겉의 이 반질반질함은 !

 

 처음 찾아 간 곳인데 카메라 들고 처음 뵙는 분 찍어 오는건 실례일지라 일부 빵만 찍어 오긴 했습니다만, 몇번 더 찾아 뵙다 거부감이 많이 사그라 들게 되면 내외분들 이야기도 들으며 이런 빵집을 운영하게 된 이유 등을 듣고 싶어 지는 곳 입니다. 너무 공장형 빵집들만 살아 남는 대한민국의 삭막하고 무자비한 가격의 전쟁 속에서 이런 보석같은 빵집이 남아 있을 수 잇는 것은 그만큼 경쟁력이 크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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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 A7m2 + Samyang AF35mm f1.8

Post process : MIOHDR v0.2.23.80 + PS2020 + MacOSX Moja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