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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 및 분석/하드웨어

T-PEOS Popular 8개월간 사용기.


 작년 8월에 이 제품을 제조사의 통보없이 "한번 써 보시라" 라고 받아서 책임감을 가진 다음 리뷰를 썻었습니다. (링크) 그리고선 8개월 정도가 흘렀습니다. 그간 사용하던 이어폰에 많은 변화가 있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호불호가 갈리는 제품들 사이에 아직도 사용하게 되는 몇 안되는 제품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어 개인적인 후기를 쓸 까 합니다.

 이 후기는 T-PEOS의 협찬과는 거리가 먼 사용기 입니다. 혹시라도 협찬해서 쓰는것인가? 라는 의문따윈 가지실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면 이미 이전 리뷰에 할일 했으니 지금 쓰는 후기 까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 입니다)


먼저, 왜 아직도 쓰는가?

 개인적으로 이 제품을 쓰기 전엔 UE200 을 아웃도어용으로 자주 사용 했습니다. UE200 의 경우는 매우 저렴한 편이면서 덕트가 없는 구조라 차음성이 좋은편 입니다. 하지만 뭐랄까 제 귀의 구조와는 좀 안맞는지 뭔가 불편하고, 덕트가 없어서 너무 차음이 되는지라 길다니다 사고나게 생겨서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Popular 입니다. (D-200 씨리즈는 황동이라 하우징이 너무 무거워서 길다며 쓰기에 압박이 너무 큽니다)

 개인적으로 응답속도가 빠르고 메탈음악에 어울리는 카랑한 소리를 잘 살려 주는 BA 를 사용한 제품을 선호 하지만, 이런 제품들이 길다니며 쓰기에 좋지도 않을뿐더러, 운동이나 한답시고 사용을 했다간 그리 좋지 않는 내구성들 덕분에 이거 내가 운동을 하는건지 이어폰에 운동을 당하는 것인지 모를 판국까지 갑니다. 그런면에서 저가의 이어폰들중 괜찮은 음질을 보장 받으며 음악 감상도 할겸 운동도 하는 제품을 찾는다고 하니 선택의 폭이 좁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지금까지 다음 용도로는 이만한 제품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사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Popular 입니다.


어디에 사용중 인가?

 일단 음악을 듣는건 기본 입니다. 게다가 1만원 초반에 팔리는 가격대를 생각하면 부서지더라도 아까워서 눈물이나 흘리고 있을 필요도 없는 가격대 인데, 문제는 이 제품이 매우 튼튼하다는 것 입니다.



 이전에 블로그에 올린 사진 그대로 재활용 해서 다시 봐도 알겠지만, 이 제품은 하우징이 플라스틱이 아니라 알루미늄 입니다. 어디 황동이나 스테인리스 스틸보다 강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저런 형태의 곡선을 가진 프레스 하우징의 강도는 매우 크다는 것을 비슷한 제품을 써 보셨으면 아시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밟히고, 깔리고 이리저리 굴렀는데 흠집이 나는건 어느정도 있었겠지만 일단 지금도 Popular 의 튼튼함은 비슷한 시기에 나온 Tank 란 제품 저리가라 하는듯 합니다.

 물론 이런 튼튼함에 한조 하는건 Half-flat calbe 이라는 반쪽짜리 칼국수 케이블 인데, 이게 튼튼한거 까진 좋지만 마찰음은 몇개월이 지나도 그리 친숙해 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운동중엔 피할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귀바퀴 뒤로 돌려서 착용하는 방법을 쓰면 됩니다. 보통은 음악가 등이 많이 사용하는 IEM (우린 커널 이어폰 이라 부릅니다만) 들이 케이블에서 발생하는 터칭 노이즈 를 감쇄하기 위해 연조직의 케이블에 귓바퀴 뒤로 착용하는 방법을 많이 쓰는데, Popular 도 조금 케이블의 강성이 쎄서 그렇지 귀 뒤로 돌려 착용이 가능하긴 합니다. (해당 착용법 구글 이미지 링크)

 또한 사람이 어디 밥만 먹고 살면 질리듯, 평탄한 도로만을 달리는 것과 달리 가끔 좁은길이나 험한길로 다니듯 리시버(이어폰)을 바꿔서 들으면서 그 특성에 따른 소리의 변화를 즐기는 것도 좋기 때문 입니다. SCLibrary 측의 측정치 를 참조해 보면 실제 Popular 는 예상대로 초저역대 저음까지 과장되어 있어 즐겨 듣는 남성 보컬이 주인 메탈 음악을 듣기에 좋습니다. 물론 저음만 있다면 제품을 쓰질 않았을터, 5~10KHz 사이에 부스팅이 있으므로 저음과 더불어 적당한 고음 부스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 음감기로 쓰는 아이폰/아이팟 터치 에 EQ 를 쓰느니 이어폰 자체가 부스팅 된 걸 쓰는 게 편한데다, 이런 과장된 소리가 들려 주는 청량감은 또다른 재미 입니다.


여전히 불편한건 계속 불편 하다.

 듣는 재미와 참 튼튼한 구조 말고는 불만이 있는 것들 중 하나는 바로 케이블의 이 이기적인 강성 입니다. 일반 케이블에 비해 이런 케이블이 덜 꼬이고 튼튼하다는 장점이 있는 것 외엔 길 다니며 이 제품을 쓰는데 있어서는 꽤 인내심이 가끔 필요할때가 많습니다. 평상시엔 느끼지 못하지만 옷이 얇아지는 시기가 오면 클립을 사용할 공간이 없다보니 케이블이 내 몸을 흝으며 발생하는 터칭 노이즈는 매우 불쾌 합니다. 방금 위에 설명한 귀 뒤로 돌려 착용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이 방법이 항상 편한것이 아닌건 실제 착용해서 돌아 다녀 보면 깨닫게 되는데, 가장 큰 문제는 마이크 위치가 목이 아니라 귀 뒤쪽으로 가므로 통화 자체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점 이겠습니다. (그래서 마이크가 없는 제품을 하나 따로 사서 씁니다 ...)

 게다가 개인적으로 L 형으로 생긴 플러그가 편한지를 못 느끼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 아이폰4 까지는 이어폰 단지가 화면 왼쪽 위에 있어서 그나마 편한 부분 이었지만, 아이폰5 부터는 다시 하단으로 옮겨진 바람에 전원을 함께 연결 해서 사용할 경우 불편한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비싼 보호 케이스 (금소이나 두꺼운 우레탄 재질)를 사용할 경우 이 이어폰은 사용애 너무 힘들어 진다는 것 입니다. 평소 스마트폰에 사용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본인이 얇은 케이스(젤리 포함) 를 쓰고 있는지를 인지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듯 합니다.


개인적인 평가를 이어 가자면 ...

 개인적인 평가를 이어 가자면 근래 T-PEOS 에서 새로운 제품들을 내놓는 것을 국내가 아닌 해외 포럼에서 알게 됩니다. 국내 오디오 포럼과 달리 해외는 리시버의 개성을 더욱 높이 사고, 제조사의 개성적인 튜닝에 중점을 두는 반면 - 국내 포럼은 극적인 Hi-Fi 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치우쳐 있어서 마치 "내편 아님 다 적, 나쁜놈!" 이 되어 버리는 경향이 크다보니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것도 있어 보입니다.

 제가 T-PEOS 제품 중 가장 감명을 받았던 H-100 이후 H-200 은 성향이 너무 바뀌고, 착용감이나 하우징 디자인에 괴리감이 많이 갔던 것이 크고, 그당시 Hi-Fi 를 추구 하던 성향이 있었기에 그리 지속적인 관심을 못 가졌었습니다. 그런데 H-300 의 모습 역시 H-200 의 계보를 너무 이어 버리다 보니 오히려 저가로 나왔지만 엄청난 내구성을 자랑하는 Popular 와 같은 제품이 오히려 더 친숙히 느껴지는 듯 합니다.


 IEM, 이어폰으로 아무리 좋은 음질을 낸다고 한들, 좁디 좁은 공간에 여러 드라이버를 때려 넣어 듣는것 보단 역시 큼직한 출력 소스를 가진 헤드폰이 더욱 더 유리하고 편하고 좋으며, 공간적인 독립성을 가질수 있다면 좋은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듣는 것이 더욱 더 좋은것은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진리라 하겠습니다.


 라면이 있으면 이를 그대로 끓여서 먹는 방법도 있고, 파나 계란을 넣어 먹는 사람도 있을수 있는가 하면, 이젠 서로 다른 라면을 썩어서 새로운 맛으로 창조하는 사람까지 있습니다. 음악 역시 마찬가지라 봅니다. 사람마다 듣는 취향이 다르고 이 음악을 어떤 기기로 듣는가, 자신의 인생에 어느정도 까지 깊이를 두는가에 까지 각자 다 다르기 마련 입니다. Reference Hi-Fi 가 음악을 청취 하는 기기에 기준이 된다고 하는 것은 아마 그냥 라면을 조리법에 적혀 있는대로 그대로 듣는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면, 다양한 특색이 가미된 (가격을 떠나) 제품으로 음악을 든는 것은 그 라면에 자신의 기호에 맞게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라면은 조리법대로 안끓여 먹는다 하여 그것이 정론이 아니다 할수 없듯이, 음악을 청취하는 이어폰이나 헤드폰, 스피커 등의 특색을 가리며 "그것은 잘못 된 것 입니다." 라고 하는 것은 오만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너무 싸구려 이어폰 따윌 써서 음악을 듣는것 (예를 들어 중국산 알수 없는 제품들의 저역, 고역 모두 깍아 먹어 목소리만 들리는 이상한 제품들?) 이 아니라면 어느정도 자신의 취향대로 음악을 즐기는 재미를 만끽 하는 것이 더 중요 하다 하겠습니다. 그것이 My-Fi 라 불리며 최소한의 기본만 유지하며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면 좋은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면에서 가격대비 성능을 따지면 T-PEOS Popular 는 정말 동가격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이란 결론을 8개월 만에 다시 내려 봅니다. (게다가 1.5만원도 안하는 가격에 저런 알루미늄 하우징 이어폰을 살수는 있으련지 ..?)